[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⑦] 녹색 포장뒤 숨겨진 거짓말 '그린워시'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⑦] 녹색 포장뒤 숨겨진 거짓말 '그린워시'
  • [자투리경제=윤영선 SNS에디터]
  • 승인 2020.11.01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이고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존재다' 

영국의 대기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 Lovelock)이 지난 1969년 발표한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45억년 동안 생물과 무생물이 복잡하고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 등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숨통을 막게 되고 결국 지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끝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 지구는 뜨거운 탄소 쓰레기장이 돼가고 있다. 자투리경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현주소 및 전망, 보완할 점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00년 지구의 날에 세계적인 환경감시단체인 코프워치(Corpwatch)는 포드사에 '그린워시(Green Wash) 상'을 수여했다. 포드사 회장에게는 출퇴근용 중고자전거를 부상으로 줬다. 코프워치는 지난 1996년부터 환경 파괴적인 기업들이 마치 환경친화적인 기관인 것처럼 위장한 광고를 폭로하고 있다.

그린워시 상을 준 이유는 포드사의 이율배반적인 행위 때문이었다. 포드사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주된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자사 홈페이지에는 개발도상국들이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모순된 주장을 펼쳤다.

그린워시(Green Wash)란 Green(녹색)과 Whitewash(분칠)의 합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 친환경을 내세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가리킨다. 포드사 처럼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친환경 이미지로 포장하면서 실제로는 친환경 활동에는 돈을 들이지 않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 보전 운동 단체들은 수년간 켈로그의 자회사중 하나인 '모닝스타 팜스'의 식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사해 이 회사가 유전자 조작 식품을 공급해왔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린워시는 눈에 보이는 거짓말이 아니라 겉으로는 착한 척하는 숨은 거짓말이다. 그린워시 사례가 늘면서 진짜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기업인지 살펴보는 환경감시 기능이 중요해졌다 .사진=픽사베이

◆ 겉으로만 친환경을 내세우는 기업들

재생용지의 경우 재활용이란 측면에서는 환경적이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해로운 물질이 많이 사용되고 화학 폐기물 처리문제까지 안고 있어 또다른 환경문제를 발생시킨다. 친환경 성분이 들어갔다고 광고하면서 성분에 대한 시험기록을 알리지 않아 제품의 어떤 성분이 친환경적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천연성분 세제라고 광고한 상품을 자세히 살펴보니 고작 천연성분이라는 것이 레몬향이 전부였다면 그 물건을 산 사람의 심경은 어떨까.

천연성분이라고 표기를 했더라도 그 제품이 꼭 친환경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라늄이나 비소도 천연성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사용이 금지된 성분을 넣지 않았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다. 헤어스프레이에 염화불화탄소(CFC)를 사용하는 것은 이미 30년전에 금지됐다.

제품의 한경 파괴적인 측면을 감추거나 축소하는 것도 기만행위에 해당된다. 제품의 본래 기능이 환경과 건강에 해로운데 이런 면을 감추기 위해 친환경을 강조하는 것은 명백히 그린워시다.

제품의 실제 성분이나 기능과 상관없이 각종 수치를 임의로 조작해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함유된 성분이 실제와는 다른 친환경 성분, 설험결과와 다른 에너지 등급, 자동차의 연비 등을 일부러 부풀려 제시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같은 거짓말 광고에 소비자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공인 인증 기관의 인증이 아닌데도 인증을 받은 것처럼 속이거나 비슷한 라벨을 붙여 국가 공인 문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제품으로 위장하는 경우도 많다.
 
◆ 그린워시 판별 방법

환경 전문가들이 정리한 그린워시를 판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광고 속 아름다운 화면과 모델이 그 기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실제 진행하려는 환경 프로그램의 비용보다 광고 비용이 훨씬 많다면 그린워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주력사업이 핵 에너지, 살충제, 유해 화학품인데도 '안전한' 주변 사업을 선전해 소비자를 안심시키려는 기업도 적지 않고, 환경보호 정책에 동참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기업도 그린워시로 의심해봐야 한다. 

자기들 나름대로 정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관리하겠다며 환경 기준 적용을 피하려고 하는 기업들도 종종 눈에 띈다. 중요한 사안은 빼놓고 좋은 점이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것 역시 그린워시에 해당한다.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오염물질을 집어넣거나 폐수를 방류하는 사례들도 많다. 무늬만 친환경 기업에 대한 감시가 더 필요한 이유다. 사진=픽사베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오염물질을 집어넣거나 폐수를 방류하는 사례들도 많다. 무늬만 친환경 기업에 대한 감시가 더 필요한 이유다. 사진=픽사베이

◆ 똑똑한 소비자 되기

문제는 그린워시의 위험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데 있다. 그린워시가 계속돼 환경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녹색 선전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면 친환경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나 의지까지 빼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이 중요해질수록 겉만 녹색인 것처럼 위장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그린워시에 속지 않으려면 환경감시 운동을 강화하는 한편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짜와 가짜를 잘 구별하고 가짜 녹색기업의 제품은 불매운동 등을 통해 경각심을 고취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작은 실천들이 하나둘 모이게 되면 진정한 녹색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자금조달 이점만 활용하고 투자 집행 약속 지키지 않아

ESG투자에서도 그린 워시가 중요한 이슈다. ESG 피평가 회사가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자사에 유리한 내용 위주로 선택적 정보 제공을 하거나 실제 ESG 관련 활동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이같은 행위가 비일비재하다. 그린 워싱은 채권 발행자가 ESG의 이미지를 내세워 저금리 자금 조달, 세제 혜택 등을 활용하고 실제 자금 집행에서는 사전에 계획된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실제로 ESG 채권 시장에서 국내외에서 자금 조달 이후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금이 지원된 회사가 실제로 ESG 관련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SG투자가 늘자 실제로는 ESG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ESG 채권 발행자와 투자자 사이의 신뢰가 형성돼야 자금 집행의 연속성이 나타나고 시장 확대의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5년에 노르웨이 오슬로에 ESG 채권 정보센터가 설립됐으며, ESG 채권에 관한 세부 발행 조건, 발행사가 ESG 발행 당시 계획한 분야에 실제로 자금이 집행되고 있는지 등을 공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강봉주 연구원은 "이러한 감독 기관이 ESG 채권에 대한 인증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후 24개국이 ESG 채권 관리 및 감독 기관을 만들었다"며 "국내의 경우 지난 6월에 한국거래소 내에 사회책임투자채권 전용 종합 정보센터를 구축한 바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