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투리 투자 포인트

코스피 지수가 23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외국인 및 개인 매수세, 원화 강세,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 2598.19포인트를 약 2년 10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회복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관측도 상승장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상대적 저평가에서 탈피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2% 오른 2602.5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을 돌파한 것은 역대 최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2% 오른 2602.5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을 돌파한 것은 역대 최초다. 장중 2605.58까지 오르며 장중 역대 최고치인 2018년 1월 29일의 2,607.10에 불과 1.52포인트 차이로 바짝 다가섰다. 자료=KB증권

◆ '동학개미'의 힘…증시 주도세력 부상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한 금액은 37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24조7000억원, 14조2000억원씩 순매도했다.

올초 30조원에 불과하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현재 63조원에 달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고는 올해 초 9조원 대에서 약 두 배인 17조원에 이르고 있다.

한국과 대만 등 IT 수출 국가와 잠재성장률이 높은 인도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또 11월 이후 이머징 주식형펀드에만 약 120억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자료=하나금융투자

◆  '파죽지세 '외국인 매수세

외국인 매수세도 파죽지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9885억원을 순매수했다. 13 거래일간 누적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6조3649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11월 이후 IT, 화학, 금융 순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머징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11월 이후 이머징 주식형펀드에만 약 120억달러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은 "이머징 증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팩터는 달러 약세와 원자재가격 강세인데, 특히 11월 이후 금속가격 강세가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중국 실물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두드러지고 있다"며 "상해와 런던 선물 시장 내 구리 재고는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구리 가격(LME기준)은 지난주 톤당 7000달러를 돌파,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강세 현상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3.9원 내린 1110.4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11월 들어서만 6조4000억원 순매수했다. 역대 월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로 따지면 4위 수준이다. 자료=하나금융투자
 

◆ 내년에 3000고지 점령하나

흥국증권은 세계 성장률 상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효과를 고려하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3% 중후반 수준이 유력하고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 급증할 것이라며 내년 목표치를 3000으로 제시했다.

SK증권은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은 133조1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2900을 내년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밖에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을 2800 이상으로 제시한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었다.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 부상

올해 증시 상승장을 주도한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주요 종목들이 영업이익 증가율 기준으로 증시 평균을 약 2배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KRX)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KRX BBIG K-뉴딜지수'를 구성하는 12개 종목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1조4801억원)보다 45.5% 증가한 2조1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실적 개선세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3.31% 오른 74만8000원, 삼성SDI는 2.14% 오른 52만6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0.63%), NAVER(0.18%), 셀트리온(1.52%) 등과 같은 바이오·인터넷 대표주들도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은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속도가 기대보다 빨랐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 주가지수가 펀더멘탈과 심하게 괴리돼 크게 하락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유동성 확대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으며, 연말까지 2500~2600포인트 내외에서 등락하며 상승 동력을 재확충하는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지수 등락 여력이 제한되는 만큼 주가지수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하기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회복 수혜주를 담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최근 3년래 업종 밸류에이션의 위치가 코스피보다 낮으면서 경기회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언택트 소비와 관련해 인터넷 플랫폼 업종을, 제조업 공장 가동 재개와 관련해 반도체, 화학, 운송 업종을, 컨택트 소비와 관련해 의류, 면세점 업종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DB금융투자는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에서 최고 수준의 기업 부채와 최저 수준의 재정수지를 기록하며 민간 투자와 정부 지출이 악화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다음달 미국 내 백신 사용 승인에 이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승인 작업과 대량 접종이 이뤄지면 미국·유럽 경제 회복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중국·대만 등에 몰렸던 글로벌 유동자금이 선진국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료=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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