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의 주인의 아니라 '일부'에 불과하기에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지구의 다른 구성원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라 19)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지구를 지배해오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미 경제구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정치적인 면에서도 당분간 혼란기를 거친 뒤 새로운 구심점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상을 지배했던 관행적인 리더십도 냉철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치와 경제 분야는 물론 사회와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지나친 가까움에서 오는 폐혜를 절실히 깨닫게 해준 만큼 서로간 거리를 두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전환점을 마련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새로운 리더십 요구

일본 아사히 신문이 14일 자 1~2면에 실은 ‘코로나 위기와 세계’ 기획보도를 내용을 간단 하게 요약하면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세기(世紀)는 끝났다는 것이다.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인 리더십 보다는 오로지 자국 위주의 대응 정책을 펴왔다. 자국 국민들에 대해서도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을 실패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뿐만 아니라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경제대국으로서 글로벌 위기에 최소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지도자들도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지금은 코로나가 완전하게 진정된 국면이 아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 현재 지도자들의 민낯에 대한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사대주의는 달리보면 잘못된 허상으로 봐야한다.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니라 덧붙여진, 더 부풀려진 실상이기 때문이다. 서구의 것이면 뭐든지 좋다는 잘못된 인식과 편견도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미국과 유럽의 대응 모습에서 의료선진국이란 말은 무색해졌고 별반 차이가 없구나라는 점을 목격할 수 있었다.

◆ "코로나 이전 일상 복귀 어렵다“…일상생활이 된 방역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1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세상, 완전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씀을 방역당국도 드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신이 개발되거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통제가 어렵고 굉장히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사전에 강조한 셈이다.
정세균 총리도 지난 13일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 기간,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며 "어느 정도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도, 코로나 전파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강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생활방역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앤드류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지난 8일 "우리가 일반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자연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더 절제된 생활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의 하늘이 깨끗해졌다.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로 큰 재앙이 맞을 것이라는 예견도 여러차례 나왔었다.

2017년 발간된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콰먼 지음·꿈꿀자유)의 번역자 강병철씨는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코로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를 개발하고 인프라 건설, 벌목과 화전 작업을 광범위하게 벌이면서 동물 서식지를 침범하게 되고 동물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인간과 가까운 곳으로 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물안에 있는 병원체가 인간에게 옮겨지면서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생태계 파괴 행위가 지속될 경우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콰먼 지음·꿈꿀자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돼가고 있는 가운데 상대방의 건강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본인의 건강은 물론 타인의 건강에 대한 배려행위이기도 하다. 손을 자주 씻는 것도 결국은 서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0일 의료계와 인문·사회·경제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제1차 생활방역위원회에서 마련한 생활방역 5대 핵심 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한 주 한 번 소독 아침저녁 환기 ▲30초 손 씻기, 기침은 팔꿈치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달리 해석하면 건강에 대해 전보다 더 신경을 쓰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아픔을 참아가며 무리하게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고 밀집된 공간에서 벗어나 자연과 자주 접하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여동안 우리 국민들은 나름의 건강 수칙을 통해 코로나를 잘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확진자수도 두자릿수에 머물고 있고 50명 이내로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재감염 우려가 여전한 상태다. 

확진자가 적어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던 싱가포르에서도 갑자기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2일 기준 확진자가 2299명(사망자 8명)으로 전날보다 191명 증가하는 등 사흘 연속 하루에 200~3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재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코로나는 완전종식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와 계속 같이 가야하는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같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과 나의 건강은 물론 타인의 건강까지도 배려해야 하는 교훈을 가르쳐주고 있다.

나무와 숲. 사진=픽사베이
나무와 숲.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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