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부 인사로만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이 또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방식에도 퇴직자들이 심사위원단과 접촉하는 등 평가 및 심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를 포함한 공사의 발주 관련 평가와 심사에서 아예 손을 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사 발주의 평가 및 심사를 일괄적으로 제3의 외부 기관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LH가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로만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운영을 해도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감사원의 지난해 6월 감사 결과에 따르면 LH와 LH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업체가 체결한 계약 총 332건 가운데 모두 58건에서 심사·평가위원이 퇴직자에게서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LH 퇴직자들이 심사·평가위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하는 방식으로 민원을 하거나 부탁을 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부탁을 받은 해당 심사·평가위원들은 '사전접촉·설명, 비리·부정행위 여부 확인서'에 LH 퇴직자들과의 접촉 사실을 적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심사·평가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는 치밀하게, 그것도 전방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사위원을 평가일 직전에 발표하고 있지만 심사위원 후보 인력 풀을 폭넓게 정해놓고 사전작업을 교묘하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선정될 만한 사람들을 상대로 미리부터 사전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한준 LH 사장이 경기도시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던 2008∼2011년 경기도시공사는 공사업체 선정 권한을 경기도에 위임하는 유사한 조처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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