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1월 2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신청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 제도는 접수 첫날 신청 사이트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가 먹통이 될 정도였는데요. 2023년 1월 이후 출산 혹은 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가 대상인데, 고금리 속 1%대 '꿈의 금리'가 장점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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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특례 대출은 주택 구입 자금 대출과 전세 자금 대출로 나뉘어집니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 및 입양을 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정책 대출로, 이자가 상당히 낮다는 점을 정부는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연 1.6~3.3%로 차등 책정되며 5년까지만 이 금리가 유효합니다. 고금리 시대 신생아 특례대출을 원하는 이들은 많지만 최저금리를 받기 위해 만족해야 하는 조건은 꽤나 까다로운데요.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으려면 부부 합산소득 조건(1억3000만원 이하)과 순자산 요건(4억6900만원 이하)을 만족해야 합니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 및 입양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아이)가 있는 가정이여야 하며,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 면적 85㎡ 이하인 경우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30대 신혼부부 정 씨는 "전용 면적이 85㎡ 이하이면서 9억원 이하의 집을 서울에서 어디서 구하냐"며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30대 신혼부부 박 씨도 "결혼할 때 양쪽 부모 도움 없이 시작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차일피일 2세 계획을 미뤄왔다"며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들이 나오는 것에 반갑지만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로 출산을 독려하는 정책이라면 아이를 낳기로 한 부부들에게 여러 조건을 달지 않고 지원해 주는 것이 맞지 않냐"고 말합니다. 

청년들의 가장 큰 걱정인 주거 문제를 풀어 저출산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건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신생아 특례대출이 정말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신혼부부들이 '맞벌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신생아 특례대출에 소득 제한에 걸려 신청하지 못하는 부부들도 있었습니다. 

맞벌이부부인 30대 양 씨는 "저희가 집도 없고 재산도 별로 없지만 한창 일할 때라 연봉은 기준을 초과한다. 소득 기준이 완화됐다고 해도 우리는 신청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넉넉한 것도 아니다. 결국 소득 조건이 맞지 않아 신청을 못 했다. 이번 정책으로 아이를 낳을 생각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무리 신혼부부라도 그래도 최소한의 자산을 갖춘 사람만이 지원을 할 수 있고, 그마저도 각종 기준 탓에 탈락하는 경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생아 특례 대출 등의 정책금융 상품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지난해 특례 보금자리론도 애초 계획을 훌쩍 초과한 44조 원어치가 공급돼 가계빚 증가에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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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훈풍 불까? 영향은 '글쎄'

특례보금자리론 대체재로 기대를 모았던 신생아 특례대출에 따른 거래 활성화는 당장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93.2로, 전달(93.3) 대비 0.1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같은 기간 서울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94.9에서 94.8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지난달 전국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전달(92.0)보다 0.1p 상승한 92.1로 나타나 서울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92.0에서 92.2로 올랐습니다. 

매수심리 회복은 주춤한 상태입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1로 전주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1에서 82.9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5.0)는 유지된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1.0→80.8)는 떨어졌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냅니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거래량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 대출의 경우 대출 대상이 한정적인 만큼 전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출 조건 만족을 위해 (대출을) 서두를 수 있지만 집값이 하락하는 만큼 (대출 실행에)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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